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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북중우호조약, 무늬만 부부의 '사랑 맹세'
2022.11.12 | 아시아경제 2020.07.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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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북조약을 바라보는 국내 시각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중북관계는 여전히 혈맹(血盟)인가이다. 2017년 7월 독일 베를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중북은 혈맹이며 그 관계는 불변이라 발언했다고 국내 언론들이 보도하면서 논란이 컸었다. 통역상, 해석상 오해였는데 시 주석 발언의 실제방점은 북한이 과거엔 ‘피(鮮血)를 나누는’ 관계였지만 지금은 많이 ‘변했다’에 가있었다.
오히려 중북관계는 혈맹이라기보다는 올 상반기 유행했던 드라마 제목처럼 ‘부부의 세계’이다. 시 주석은 2차 북중정상회담 때 북한의 당·정, 인민, 체제를 확고히 지지한다는 ‘불변의 세 가지(三個不變)’를 약속했다. 김정은 위원장도 “한집안 식구처럼 고락을 같이할 것”이라 화답했다. 최근 북한은 홍콩보안법, 양안관계, 신장 인권 등 중국 입장을 전폭 지지했다. 하지만 사회주의국가 간 ‘순망치한’ 관계란 외부 인식과는 달리, 양국도 여느 국가들처럼 철저히 자국이익 중심이다. 북한은 1992년 한중수교에 여전히 앙금이 남아 있으며, 언제든지 북한을 ‘배신’할 가능성을 경계한다. 중국은 중국대로 북한이 미중 사이 줄타기를 하며 받을 것만 챙기고 중국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본다.
둘째, 조약이 여전히 유효한가이다. 조약의 제7조엔 “양국이 개정 혹 효력의 상실에 대해 합의하지 않는 이상 효력이 유지된다”고 되어있다. 지난 59년간 양국은 조약의 폐기, 연장, 수정에 대해 어떠한 언급도 않고 있는데 이는 중국이든 북한이든 먼저 현상을 변경함으로써 퇴로를 스스로 닫을 필요가 없다. 대미(對美) 레버리지를 소진할 이유가 없으며, 모호(模糊)전략은 외교적 여지를 남기고 전략적 행보에 유리하다.
셋째, 중국이 북한 유사시 군사개입을 할 것인가이다. 자동개입조항으로 불리는 조약 제2조는 중국의 굴기와 국가전략에 큰 위험요인이다. 단 중국의 독자적 직접 군사개입은 쉽지 않다. 그럴 경우 소탐대실이다. 중국의 대국굴기가 패권성향을 드러낸다면 국제사회 전체를 적으로 돌리는 격이다. 한반도를 얻기도 어렵지만 혹 얻을지라도 글로벌 리더십 ‘중국의 꿈’은 그것으로 끝이다. 6·25전쟁 참전식 개입은 어려우며, 개입한다면 유엔군 이름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 한반도에서 자국의 지분만 유지하려 할 것이다.
기실 한반도는 중국안보에 있어서 아주 중요하지만 국가적 명운까지 걸 수는 없다. 중국의 국익은 크게 핵심, 중요, 일반 이익으로 나뉠 수 있다. 대만, 홍콩, 남중국해, 동중국해, 인도국경, 신장·티베트 등은 주권과 영토 문제로서 국익의 가장 상층부인 핵심이익에 해당된다. 한반도는 중국의 주권을 위협할 수는 있지만 핵심이익은 아니며, 핵심이익에 준하는 중요이익이라 할 수 있다. 북한내부 혹 남북관계의 변화로 인해 현 한반도 상황의 변경이 불가피할 때 중국은 한국과 거래를 하려 할 것이다. 그 전까지는 남북한 모두와의 등거리 외교로 자국 국익의 극대화에 치중할 것이다. 때문에 북중우호조약은 피를 나눴다기보다 피한방울 섞이지 않은, 무늬만 부부의 식어버린 ‘사랑 맹세’에 불과하다. 단언컨대 중북관계는 더 이상 혈맹이 아니다.
[황재호 북중우호조약, 무늬만 부부의 '사랑 맹세']
2020.07.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