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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시진핑은 애초에 조기 방한 계획 없었다
2022.11.12 | 매일경제 2020.03.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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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 한국 정부에 대한 '중국 눈치론' 비판이 거세다. 정부가 총선을 고려해 시진핑 국가주석 조기 방한을 추진하느라 발병 초기 중국인 입국을 전면 금지하지 않았다는 것이 논란의 핵심이다. 그런데 코로나 대응과 시 주석 방한의 직접 연계는 쉽지 않을 듯하다. 가정을 잘못 전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령 정부가 시 주석을 오게 하려 했어도 오기 어려웠고, 무엇보다도 올 사람은 생각도 없는데 우리끼리 아전인수 갑론을박이었다. 이 때문에 이 논란은 질문조차 성립되기 어렵다. 1분기 중국 최고지도자의 외교는 몇 예외를 제외하곤 출국을 최소화한다. 1월은 춘제 연휴이고, 2월은 연례 정치행사 양회(兩會) 준비기이며, 3월은 첫 2주간 양회가 열린다. 그래서 중국 최고 지도자의 출국은 3월 하순부터 가능하다.
지난해 12월 베이징 중일 정상회담에서 4월 초 벚꽃 필 무렵 방일이 정해졌다. 코로나19 초기 아베 신조 총리가 후베이성만 입국을 제한한 것은 시 주석 방일 때문이었다. 일본 전직 고위 정치인과 많은 민간 조직들이 구호품을 보내고 동영상을 올렸다. 심지어 명문 마쓰야마 발레단이 중국 국가를 부른 동영상을 올렸을 정도다. 방한은 2014년 이후 6년 만인데 방일은 12년 만이라 방일에 무게가 더 실렸다.
한동안 시 주석 방한 시기와 관련해 일본을 다녀오며 거친다는 패키지 예측이 많았다. 단 일본을 먼저 갔다 한국에 들르게 되면 정부 입장에서는 안 오느니만 못하다. 대중(對中) 외교 실패라는 비판을 받는다. 이 때문에 일본에 가기 전에 먼저 오거나 더 이른 시기에 단독으로 와야 '총선용'이 된다. 가능한 시기는 3월 말이나 4월 초다. 단 선거일과 너무 근접해 오면 역효과가 나므로 3월 말이 가장 좋을 것이었다.
그러나 중국 입장에서 시 주석이 3월 말 급하게 방한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정부에 시 주석 방한은 대북정책, 경제협력, 한한령 해제 등 현안 해결에 도움이 된다. 사면초가 외교라는 비판도 잠재울 수 있다. 이는 정부가 원하는 성과다. 단 중국이 원하는 선물은 줄 수 있는가? 방문이 이뤄지려면 서로의 이해가 맞아야 가능하다.
3월 말 방한 논의가 무르익었다면 적어도 어디선가 조짐이 보였어야 했다. 작년 10월 왕이 외교부장 방한 목적 중 하나는 한국의 '간절한' 의지 확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왕이는 떠나면서 시 주석 방한을 올해 상반기라고만 했다. 상반기란 1월부터 6월까지다. 중국인 어법상 방일 전 방한이 어렵다는 것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간절했다면 이런 표현은 안 나왔다. 이 때문에 시 주석 방한은 사실상 국내 총선 이후부터 6월 사이가 된다. 작년 12월 베이징 한중 정상회담에서 한 번 더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으나 직후 중국 측 발표문 어디에도 시 주석 방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한중 모두 코로나19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 현실적으로도 어렵게 되었지만, 총선 이전 시 주석 방한은 원래 가능하지 않았다. 모든 정상회담이 그렇듯 상대국을 방문하려면 환영하는 분위기가 중요하다. 그런데 현재 한국은 혐중(嫌中) 정국이다. 시 주석은 한중 관계의 과도한 한국 내 정치화가 부담스럽다. 총선 시기에 방한해 한국 내 정쟁 속에 끼어들 생각도 없다.
영화 '기생충'의 송강호 명대사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라고 중국에 묻는다면 계획이 없었다고 답할 것이다. 시 주석은 가장 환영받고 성과 내는 시점에 오길 원할 것이다.
[황재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
2020.03.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