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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좁힌 한중 관계, 재도약 본격화한다 [전문가 칼럼]
2025.11.15 | 뉴스1 2025.11.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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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31일 경북 경주시 라한셀렉트호텔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만찬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1.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 황재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 황재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 "APEC 이후 한중 관계 본격화" 한국 경주에서 '연결·혁신·번영'을 3대 과제로 한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는 1일 '경주선언’과 함께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국제경제의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이 심화하는 가운데 이번 회의는 역내 국가들의 포괄적 협력과 공동 대응 방향을 논하는 중요한 자리였다. 그뿐만 아니라 한중 양국 모두에게도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아태 운명공동체'가 아닌 '아태공동체' 중국에 APEC은 국제경제 질서 속 영향력 확대의 기회였다. '아태공동체'란 역내 비전도 제시하며 '책임대국'임을 표방했다. 특이점은 아태 운명공동체가 아니라 아태공동체란 명명이다. 이는 주변국들의 '운명'에 대한 거부감이 반영돼 있다. 비전 제시와 국제여론 반영 및 역내 기제의 주도적 참여는 중국의 다극화시대에 대한 분명한 의지로 읽힌다. APEC은 한국에는 계엄령으로 인해 혼란했던 국가의 정상화를 넘어 다자 무대로의 복귀와 중견강국 외교 본격화를 의미한다. '개방적 협력과 포용적 성장'의 중재자로 자리매김하고자 했다. APEC의 기능 회복과 방향 설정에 있어 중요한 담론의 장을 제공하고자 했다. 동시에 한중 관계 개선의 황금 기회로 활용해 다자협력과 국익외교를 추구했다. 이 기간에 열린 한미·한중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는 한국외교의 경쟁력과 잠재력을 동시에 보여줬다. 관세 협상과 사드 사태 이후 미묘하고 불편한 한미·한중 관계를 시간적으로 잘 배분하면서 APEC 전체 틀과 일정에 녹여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왕관, 시 주석에게는 바둑판, 일본 총리에게는 김을 선물로 줬지만 자연스러웠고, 여타 국가 정상들과도 모두 깐부처럼 대했다. 한국은 미중 경쟁 속 '전략적 선택의 유연성'을 가진 중견국으로 주목받았다. 시 주석의 방한은 한중 간 '거리 좁히기' 시진핑 주석의 11년 만의 국빈 방한은 한중간 본격적인 '거리 좁히기'였다. 최근 몇 년간 중국 외교는 미중 경쟁으로 다소 러시아·글로벌 사우스 중심으로 기울어 있었으나 중국 외교의 다변화 차원에서라도 한국과의 관계 복원은 필수였다. 냉각된 양국 관계의 해빙 신호이자, 중국이 한국을 '전략적 협력동반자'로 재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은 중국과 다시 상호신뢰를 회복하고 협력의 폭을 넓히고자 했다. "한중 관계 발전에 부침이 있었지만 국권피탈 시기 어려움을 함께한 역사적 경험과 경제 성장을 견인했던 호혜적 협력 성격에는 변함이 없다"는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의 브리핑 발언에서 한중 간 심적 간극을 좁혔을 것으로 사료된다. 한국의 실용 외교는 중국의 아태 공동체 사이 공통점을 찾고자 했다. '경제의 안보화' 추세에도 양국 간 접점을 확대하고자 했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의 주요한 성과는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의 실질적 복원이다. 정상 간 정치적, 개인적 신뢰 회복 및 고위급 전략 대화 채널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기로 했다. 경제적으로는 중앙은행 간 5년 만기 약 70조 원 규모의 원-위안 통화스와프 계약서를 체결했다. 한중 FTA 2단계 논의와 공급망 안정화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 국민의 상호 불신 정서 개선을 위한 청년, 언론, 문화, 지방 분야의 교류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양국의 진전된 관계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도 공감대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END(Exchange Normalisation Denuclearisation) 구상에 중국이 큰 거부감은 없을 듯하다. 중단기적으로 E(교류)와 N(정상화)을 통한 점진적 접근, 중장기적으로 북핵 문제 해결이란 원칙 견지(END)에 한중은 교집합을 찾을 듯하다. 동북아 지역에는 과거사, 영토, 안보 갈등이 얽혀 있으나 한중 간 상호 신뢰가 축적되면 한중일, 남북중 및 한미일 대 북중러 등 복합적 갈등구도의 완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양국 협력은 한반도를 넘어 글로벌 노스-사우스, 선진국-개도국, 강대국-중소국 사이의 정책적 간극을 메우는 가교 협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경북 경주시 경주박물관에서 한중 정상회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1.2/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상호신뢰가 동반자 관계의 재도약 견인 결론적으로 이번 경주에 이어 내년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는 향후 아태 지역 경제 거버넌스의 미래에 함의를 준다. 경주 APEC에서 방향을 모색했다면, 선전 APEC에서는 지속적 동력을 마련하려 할 것이다. 이번 APEC이 올해와 내년 의장국으로서 한중이 함께 협력적 공존을 모색한 다자무대였다면, 이번 한중 정상회담은 양국 관계의 근본적 전환점이었다. APEC의 3대 과제처럼 한중 관계의 재연결은 혁신적 협력을 통해 양국의 번영에 기여할 수 있다. 이번 정상회담으로 구축된 양국 지도자의 상호신뢰는 성숙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의 재도약을 본격적으로 견인할 것이다. opinio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