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한민국 '진짜 외교'
2025.06.10 | 파이낸셜뉴스 2025.06.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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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내란과 국제질서의 혼란 속에 치러진 6·3 조기대선에서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을 대선 슬로건으로 내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되었다. 정권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하는 차기 정부는 어벤저스급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산적한 국내 현안들과 함께 계엄령 사태 이후 그간 개점휴업이었던 대외정책도 본격적으로 가동되어야 한다. 대한민국 진짜 외교는 열 가지 방향에서 이해된다.
유기적 한 몸 외교이다.
신정부의 대선 공약은 세계를 선도하는 경제 강국, 소프트파워의 문화 강국, 통합과 상생의 민주주의 강국, 튼튼한 사회안전망의 복지 강국, 실용적으로 대처하는 외교·안보 강국 등 5개 강국 비전으로 구성된다. 외교·안보 강국 비전은 여타 강국 비전들을 구슬 꿰듯 연결하고 뒷받침한다.
선제적 블루오션 외교이다. 국위와 국력에 부합하는 유익한 이슈들을 선점 주도해 나간다. 4차산업 첨단기술국 연대, 에너지 신산업 국가 연대, 대륙별 거점국 연대 등 다양한 조합의 연대 외교를 추진한다. 북극, 우주, 사이버, 인공지능(AI) 등 신영역 어젠다를 주도한다. 급변하는 국제사회의 신규범, 신표준 수립에 적극 참여한다.
'전략적 닻(anchor)' 외교이다. 한국에 평화는 경제이자 안보다. 남북 간 평화 재충전과 재정착을 최우선한다. 우리 생존이 걸린 문제들에 전략적 명확성으로 리스크를 자초할 수 없다. 전략적 유연성, 모호성, 자율성 또한 유관국들에 오해를 유발하거나 우리 자신을 제약할 수 있다. 창의성·능동성에 의거, 평화와 안보를 종합적으로 녹여낸 전략적 안정성을 지향한다.
균형 아닌 평형(平衡) 외교이다. 균형의 균은 치우침이 없다는 뜻인데, 매번 5대 5 균형을 맞출 수는 없다. 이에 비해 평형은 형식이 아니라 내용상 균형을 맞추는 것으로, 사안과 상황에 따라 길게 보고 결정하는 질량보존의 총합적 접근이다. 기계적 균형이 아닌 중장기 평형 외교를 해야 한다.
한국형 실용외교이다. 각자도생의 시대 이제 실용외교는 세계적 추세다. 단 한국의 실용외교는 실리, 실익을 추구하면서도 명분과 철학을 결합한 국격을 갖춘다. 한국적 가치, 규범을 지키면서 국제사회와 공동체로 연계한다. 성장의 회복과 성과의 파이를 키우고 나눈다. 코리아 퍼스트보다는 코리아 넘버원이다. |